That's a fad!

Posted at 2007. 8. 6. 11:25 // in // by Manner of Traveling

내가 요즘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혁신"이다. 서점가를 둘러보더라도 수많은 혁신에 대한 책들을 볼 수 있다. "경영 혁신", "R&D 혁신" 그리고 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식스시그마"에 대한 내용들은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점점 혁신이라는 말에 대해서 둔감해지고 있다. 내가 격은 혁신은 대게 "수박 겉핧기"식이었다. "그 시작을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미약하였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혁신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와중에 "That's a fad!"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나의 관심을 확 끄는 제목이었다. 책의 내용이 제목만큼 와 닿지는 않지만, 변화와 혁신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패드의 사전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

fad
 n. 변덕, 일시적 유행

패드는 일시적으로 유행했다가 급격하게 인기가 하락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트랜드는 장기간동안 그 인기가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책의 결론은 <패드>에 현혹되지 말고 <트랜드>를 예측하고, <혁신>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책에서는 패드에 현혹되지 않는 5가지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기억이 남는 부분은 "왜 우리는 패드에 현혹되는가?" 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진보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변화가 진보를 상징한다고,
     따라서 변화를 추구하고 따라야 사회에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변화가 갖는 힘>은 과대평가되었다.
     지나치게 남발되는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말도
     이제 그 옛날의 힘과 인기를 상실하였다.
     결국 변화에 대한 압박감이 잘못된 유행를 퍼트린다.

                                                                                  - That's a fad! 중에서 -
                                                                                 
정말로 공감하는 말이다. 변화에 대한 압박감이란 정말로 대단하다. 겉으로는 누구도 변화나 혁신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비겁한 변명이지만 나조차도 겉으로는 변화하는 것처럼 보여지려고 신경을 썼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진 낙오자로 인식될까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진정으로 변화하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혁신을 이루지 못한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와 혁신을 주장하는 이들도 그들의 주장을 다시 한번 심사숙고 해보아야 할 것이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한 끼워 맞추기식의 변화와 혁신이 아니었는지?

다음이 혁신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혁신이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것을 망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