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트랜드(Trend)인가? 패드(Fad)인가?

Posted at 2010. 7. 8. 21:47 // in 잡담 // by Manner of Traveling


국내에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 열풍이 불어 닥쳤습니다. 삼성(@samsungtomorrow), LG(@lg_theblog), KT(@ollehkt), SKT(@sktelecom_blog) 등 대기업들은 대부분 트위터를 사용하여 고객과 소통을 하고 있으며, 방송통신위원회(@withkcc), 인터넷진흥원(@kisa118) 도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산 박용만 회장(@solarplant), 삼성 정용진 부회장(@yjchung68), 라이코스 임정욱 사장(@estima7), KT 표현명 사장(@hmpyo) 등 기업의 CEO나 임원들도 적극적으로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아닌 피쳐폰을 가지고 있으면 루저인냥,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인냥 취급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정말 “모든 사람에게 스마트폰이 필요하고 트위터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가?”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정말 트랜드(Trend)인가? 잠시 반짝하는 패드(Fad)는 아닐까?

스마트폰은 가지고 있다고 모두가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폰이 7살짜리도 사용할만큼 직관적인 UI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어른들도 많습니다. 그 분들에게 아이폰은 단순히 터치 스크린에 뽀대나는 휴대폰일 뿐입니다. 또한, IT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도 VPN, 테더링, Exchange, 블루투스 등의 기능을 전부 사용하시는 분들도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심심할 때 트위터나 채팅, 게임을 즐기는 용도로 많이들 사용하시죠.

스마트폰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나 필요한 것입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익숙한 10대, 20대 젊은 세대들에게는 스마트폰이 대세라고 할 수 있겠지만, 30대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대세라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많은 유저들이 트위터를 통해서 양질의 정보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서 좋은 정보를 빠르게 전달해 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트위터를 사용하여 고객과 소통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위터를 통한 소통에도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심리학에서 개인이 관리하는 주변인이 150명을 초과하면 그 때부터는 제대로 소통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기업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워(Follower)가 몇 천명 혹은 몇 만명에 이릅니다. 반면에 그들이 팔로잉(Following)하는 계정은 몇 백명을 넘지 않습니다. 맞팔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수많은 팔로워들과 일일이 소통한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표현입니다. 팔로워들에게 방송하고 광고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의 트위터는 자칫 양의 탈을 쓴 늑대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트위터는 재미있는 수다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마케팅 수단으로 트위터를 사용하고 트위터 광고모델이 등장하고 점점 트위터가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난 길을 가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완전한 공짜는 없다”라는 말에 저도 공감합니다. 따라서, 트위터가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고 광고를 통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 루저인냥 취급하는 것은 참으로 한심합니다. 트위터를 통해서 고객과 소통한다고 혁신적인 기업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크게 착각하는 것입니다.

블로그나 뉴스를 통해서 보도되는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열풍도 다소 과장된 시각인 것 같습니다. “그들만의 리그”는 아닌지 한번 되집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주류에 편승하기 위해서 급하게 달려가기 보다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너무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활성화 되기를 바라는 맘은 변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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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에 대한 생각  (0) 2010.07.07

That's a fad!

Posted at 2007. 8. 6. 11:25 // in // by Manner of Traveling

내가 요즘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혁신"이다. 서점가를 둘러보더라도 수많은 혁신에 대한 책들을 볼 수 있다. "경영 혁신", "R&D 혁신" 그리고 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식스시그마"에 대한 내용들은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점점 혁신이라는 말에 대해서 둔감해지고 있다. 내가 격은 혁신은 대게 "수박 겉핧기"식이었다. "그 시작을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미약하였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혁신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와중에 "That's a fad!"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나의 관심을 확 끄는 제목이었다. 책의 내용이 제목만큼 와 닿지는 않지만, 변화와 혁신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패드의 사전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

fad
 n. 변덕, 일시적 유행

패드는 일시적으로 유행했다가 급격하게 인기가 하락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트랜드는 장기간동안 그 인기가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책의 결론은 <패드>에 현혹되지 말고 <트랜드>를 예측하고, <혁신>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책에서는 패드에 현혹되지 않는 5가지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기억이 남는 부분은 "왜 우리는 패드에 현혹되는가?" 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진보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변화가 진보를 상징한다고,
     따라서 변화를 추구하고 따라야 사회에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변화가 갖는 힘>은 과대평가되었다.
     지나치게 남발되는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말도
     이제 그 옛날의 힘과 인기를 상실하였다.
     결국 변화에 대한 압박감이 잘못된 유행를 퍼트린다.

                                                                                  - That's a fad! 중에서 -
                                                                                 
정말로 공감하는 말이다. 변화에 대한 압박감이란 정말로 대단하다. 겉으로는 누구도 변화나 혁신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비겁한 변명이지만 나조차도 겉으로는 변화하는 것처럼 보여지려고 신경을 썼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진 낙오자로 인식될까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진정으로 변화하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혁신을 이루지 못한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와 혁신을 주장하는 이들도 그들의 주장을 다시 한번 심사숙고 해보아야 할 것이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한 끼워 맞추기식의 변화와 혁신이 아니었는지?

다음이 혁신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혁신이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것을 망각하는 것이다."